철권8, 스파6를 위한 메이크스틱 게이머핑거 버튼 교체 후기
철권7을 위해 2년 전에 주문제작한 ISTMALL의 메이크스틱. 플스가 있지만 당시에 PC에서 주로 사용할 목적으로 반응속도가 빠른 타키온 보드로 주문했습니다.
당시 살던 집은 방음이 시원찮아서 조작감보다는 저소음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부품을 주문했었습니다. 사탕레버로 통하는 산와 4각 저소음 레버와 저소음 버튼의 입문용에 해당한다는 산와 엘라스토머 버튼을 선택했습니다. 소음이 확실히 적어서 층간소음 발생 걱정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스틱의 주된 용도는 철권입니다. 아무래도 국내 철권 유저분들은 무각 탄성레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고 팔기를 반복하다보니 메이크스틱만 어느새 3번째 맞춘 셈이 되었는데 저도 이 스틱 전에 샀던 스틱들은 모두 무각 탄성레버를 사용했었습니다. (이젠 팔지 않을 생각입니다^^)
산와레버(사탕레버)의 장점
무각레버를 사용할 경우 풍신류 기술이 좀 더 편하게 잘 나가긴 했으나 탄성이 있어서 장시간 사용하면 손목이 좀 뻐근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반면 산와 4각 저소음 레버는 탄성이 상대적으로 없는 편이라 오랜 시간 사용해도 손목에 부담이 가지는 않아서 좋았습니다.
4각 가이드에 닿는 소리를 제외하면 레버 자체가 회전하면서 생기는 소음도 없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부분은 사용자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체험해보고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메이크스틱 업그레이드의 필요성
멀쩡한 메이크스틱을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한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제 답입니다만 또 안 할 이유도 없어서 업그레이드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스파6가 300만 장 이상 팔리고 올해는 출시 2개월에 접어드는 철권8이 200만 장 이상 판매고를 달성한 기념(?)으로 엘라스토머 버튼을 게이머핑거로 교체해보기로 했습니다. (격겜 유저의 항변..)
기계식 키보드에 사용되는 mx스위치를 장착할 수 있어서 원하는대로 커스텀이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저소음이라는 장점을 가져갈 수 있는게 게이머핑거 버튼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별 구매가격이 일반 버튼 대비 상당히 비싸고 재고확보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ISTMALL에서 그나마 저렴한 가격으로 (개당 9,500원) 판매를 하고 있었으나 수요가 높은 검정색 스크류 버전부터 순차적으로 품절되고 있던 상황이라 딱히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주황색 버튼을 8개 주문했습니다.
게이머핑거 버튼의 종류
게이머핑거 버튼은 버클 타입과 스크류 타입 2종류가 있습니다. 버클 타입은 장착은 간편하고 쉬우나 스틱의 버튼 구멍이 맞지 않으면 헐겁게 장착될 가능성이 있고 장착 및 탈착 시 버클이 파손될 확률이 있는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크류 타입은 버클 타입과 다르게 버튼을 구멍에 넣고 스크류(나사)를 돌려서 장착하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더 버튼을 밀착시켜 조립이 가능하며 파손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버튼 간 간격에 여유가 있지 않으면 스크류를 돌려 장착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저는 여러 후기들을 참고하여 스크류타입의 버튼으로 구입했고 직접 교체를 해봤습니다.
게이머핑거 버튼 교체하기
메이크스틱의 레버나 버튼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부에 있는 철판을 분리하여 열어줍니다. 나사 7개로 고정되어 있는데 드라이버로 살살 풀어주면 금방 열립니다. 나사를 풀었는데 뚜껑 분리를 못하신다면 케이블이 나와있는 홈에 드라이버를 살짝 밀어넣고 지렛대 원리로 밀어 올리면 쉽게 분리가 가능합니다.
후면 철판을 열면 아래와 같이 타키온 보드 기판에 버튼과 레버가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2.5cm두께의 흡음재를 사서 내부 울림소리를 막기 위해 미리 부착해뒀습니다.
빨간색의 산와 엘라스토머 버튼 8개를 교체할겁니다. 버튼 1개당 단자가 2개 있으며 기판으로부터 연결된 선은 각 2개씩이므로, 순서나 위치가 헷갈리지 않게 교체전에 반드시 사진을 찍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단자에 연결된 전선은 손으로도 쉽게 분리가 됩니다만 강하게 결합된 경우에는 롱노우즈같은 공구로 단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살짝 힘을 줘서 뽑아내면 분리가 가능합니다. (납뗌처리가 전혀 안 되어 있으므로 분리 후 새 버튼에 연결만 잘해주면 됩니다)
단자를 분리해 낸 후, 버클 타입의 엘라스토머 버튼은 측면에 있는 힌지를 드라이버로 살짝 밀어서 뽑아낼 수 있습니다. 걸려있는 곳만 2곳을 양쪽에서 밀어주면서 파손되지 않게 조심히 빼주면 됩니다.
스크류타입의 게이머핑거버튼을 새로 넣어주고 후면에서 스크류를 조립하면 끝입니다. 메이크스틱은 스크류 타입 간 간섭이 없을 정도로 간격설정이 잘 되어 있으므로 게이머핑거를 구입한다면 버클 타입이나 스크류 타입 중 원하는 모델로 사서 조립하면 됩니다. 게이머핑거 버튼도 엘라스토머 버튼처럼 후면에 2개씩 단자가 있으므로, 분리해뒀던 전선을 원래 위치에 알맞게 잘 연결만 해주면 됩니다.
게이머핑거 버튼 교체완료
하나씩 교체하고 연결하면 버튼 자체를 바꾸는 것은 손쉽게 끝이 납니다. 아래 모습처럼 교체가 완료되고 나면 후면 철판을 닫기 전에 버튼이 혹시 유격은 없는지, PC에 연결했을때 인식은 잘 되는지를 먼저 테스트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안 그러면 다시 철판 열고 체크하고... 일을 이중삼중으로 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전부 바꾸기로 함
게이머핑거 8개만 바꾸고 나니 기존의 스타트 버튼이랑 사탕레버 헤드 색상이 너무 거슬렸습니다. 이왕 바꾸는 김에 새롭게 태어나라(?)는 생각으로 그냥 ISTMALL에 가서 사오기로 결정하고 업체를 방문했습니다. 마침 타키온 보드 펌웨어 업데이트도 받아야 했으니까 겸사겸사 방문할 명분은 있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7호선 8번 출구로 나와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본사가 있습니다. 입구 왼쪽으로 들어가서 고객센터(?)로 갔는데 직원분들은 매우 바빠 보이셨고 응대해주는 직원분은 친절하셨습니다.
맨날 택배만 시키다가 직접 가보니 또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요청드리고 사고 싶은 부품까지 주문하고 나서 기다리는 동안, 사라졌다고 들은 레버 체험 공간이 문 바로 옆에 남아있어서 이것저것 레버를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탄성 레버들을 만져보니 제 손에는 알파 레버 N 35탄성이 제일 잘 맞았습니다. 30은 좀 부족하고 40은 너무 탄성이 센 느낌이라 이 모델이 좋았습니다만 사탕레버가 멀쩡한 관계로 따로 구입하진 않았습니다.
레버는 자기 손에 맞는게 분명히 있을테니 가능하면 매장에 방문해서 직접 탄성을 느껴보고 주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메이크스틱 커스텀 완성
이젠 더이상 업그레이드 할 여력이 없는 스틱이 완성되었습니다. 처음에 비해서 바뀐거라곤 사탕레버 헤드랑 게이머핑거 버튼 9개가 전부입니다만 이것저것 사고 기다리고 바꾸고 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이걸 굳이 했어야하나 싶다가도 완성된 모습을 보니 바꾸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철권을 하든 스파를 하든 장비가 안 좋아서 졌다는 핑계는 댈 수 없습니다. 지면 그냥 100% 제 실력 부족입니다.
참고로 게이머핑거는 2가지 규격이 있습니다. 스타트버튼이 24mm, 일반 버튼 8개는 30mm 입니다.
총평
게이머핑거 버튼은 키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고 엘라스토머만큼 조용하고 고장나면 내부에 있는 스위치만 바꾸면 되어서 편의성이 좋습니다. 다만 가격이 매우 사악하고 국내에서 재고를 구하기가 쉽지 않으며 알리 직구를 해도 단가가 1.5배는 급등한다는 단점들이 있습니다.
매장 방문한 김에 삼덕사에서 나온 체리 저소음 버튼도 실제로 만져봤는데 게이머핑거만큼이나 만듦새가 좋았고 소음면에서는 오히려 더 조용하게 느껴질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가격도 개당 5,000원대라서 합리적이었기 때문에 스틱을 하나 더 만든다면 삼덕사 체리 저소음 버튼으로 가보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당분간 스틱 조립은 없습니다^^)
그리고 게이머핑거 내부의 스위치를 바꿀때는 가능하면 mx체리스위치로 바꾸는 것을 추천합니다. 호환될 줄 알고 저소음 축 하나 사봤는데 게이머핑거에 꽂으니 인식이 되다말다하고 반응도 너무 느려서 다시 원상복구했습니다. 다른 어떤 축이 더 호환이 잘 되는지는 유저분들의 후기를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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